[역사툰] 고양이 덕분에 벼슬길에 다시 오른 서거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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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화가 있으니 고양이 일화이다. 서거정은 오원자부(烏圓子賦: 고양이의 노래)라는 글을 지었는데, 여기엔 사연이 있다.


1477년 사역원 역관이었던 조숭손이 중국에 갈 때, 금지 품목을 몰래 가져다가 성종 임금에게 적발이 되었다. 이때, 우찬성 서거정, 형조참의 한언, 전성군 이서장 등이 중국 물건을 사기 위해 조숭손에게 베와 잡물을 주었던 것이 문제가 되어 덩달아 파직이 되었던 것이다. 서거정은 조숭손 사건에 억울하게 연좌되어 명예가 실추되었으니, 이를 두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거 같다.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내던 어느날, 서거정이 병아리를 공격하려는 애완 고양이를 보고 때리려고 했다. 생각과는 달리 고양이가 쥐를 몰아내려던 것임을 알고서는 자신의 오판을 후회하며 지은 글이 바로 <고양이의 노래>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고양이의 노래>는 서거정이 고양이를 오해했던 것처럼 자신이 파직된 것은 임금의 잘못이라는 것을 애둘러 표현한 우언(寓言) 형식의 글이었고, 신기하게도 <고양이의 노래>를 짓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서거정은 임금의 오해가 풀려 다시 벼슬길에 나갈 수 있었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고양이의 영험함이 하늘과 통한 뜻은 아니었을까. 



오원자부(烏圓子賦: 고양이의 노래) 

해는 정유년(1477년)이요, 
하짓날(음력 5월) 저녁에 
비바람이 몰아쳐서
밤은 칠흑 같은데, 
사가자는 가슴이 결려서 
자리에 편히 눕지 못하고 
벽에 기대어 졸고 있다가, 
갑자기 병장 사이에서 마찰하는 소리가 
언뜻 들리다 말다 하누나.

 
내 집엔 병아리를 깨어서,
닭장이 와상 곁에 있었는지라 
동자를 불러 닭장을 잘 가려서 
고양이를 방비케 하려 했지만,
동자는 코를 콜콜 골면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네.


나는 늙은 고양이가 사람 자는 틈을 타서,
약한 병아리를 잡아먹으려 하는 줄 알고 
갑자기 지팡이를 휘두르며 성난 어조로, 
고양이를 기름은 쥐를 제거하자는 게고
가축을 해치라는 뜻이 아니거늘,
지금 도리어 그리하지 않아서
네 직책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대번에 쳐서 가루를 내고 말리라!

내가 고양이를 어찌 아끼랴 하였네. 


이윽고 두 마리 짐승이
내 정강이를 스쳐 번쩍 지나가는데, 
앞엣 놈은 조그맣고 뒤엣 놈은 커다라서 
고양이가 쥐를 덮친 듯한 형상이기에 
동자를 깨워 불을 켜고 보니, 
쥐를 벌써 모조리 도륙하고 
고양이는 제 집에서 편히 쉬고 있기에
그제야 사가자는 깜짝 놀라 이렇게 말하노라.

 
고양이가 쥐를 덮쳐 잡아서 
제 직책을 잘 수행하거늘
내가 스스로 밝지 못하여
혼자 속으로 억측한 끝에
고양이에게 의심을 품어서, 
불측한 일을 저지를 뻔했구나!
아 참으로 가상하기도 해라. 



쥐의 소굴을 모조리 소탕하여, 
종자를 남기지 못하게 하였네.
어이해 한 생각을 신중히 하지 못하여 
어지러이 이런 의혹을 가졌단 말인가!


너는 정직함 때문에 해를 당할 뻔했고 
나는 의혹으로 너를 잘못 죽일 뻔했구나. 
내가 병아리에겐 인(仁: 사랑)했으나 네겐 인(仁)하지 못해 
쥐의 원수를 갚아주는 게 어찌 도리이랴!


아 천하에 
사리(사람의 사고)가 하도 무궁하여 
사람의 대처하는 도리도 
오만 가지로 다른 까닭에 
의심 안 할 걸 의심하기도 하고, 
의심할 걸 의심 않기도 하지만 
의심하고 안 하는 차이는 
천리 멀리 동떨어지나니,
사리로 안 헤아리고 사심(사사로운 마음)으로 헤아리거나 
실체를 포착 못 하고 유사한 걸 포착했다간 
천하 사리가 모두 닭과 쥐의 관계 같아서 
반드시 오원자를 의심하게 되고 말리라!


동자를 불러 이대로 기록해서 
인하여 스스로 맹세하노라. 


- 장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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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63 붕장군 08.25 06:47  
  조선시대 코숏도 뛰어난 사냥꾼이었네요. 서거정에게 보은해주고 위로가 되어주고 멋져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