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를 칼로 벤 당나라 명승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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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새끼고양이를 칼로 벤 당나라 명승


인류 역사상 유명한 고양이들은 많다. 하지만 다 자라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은 고양이의 일화가 12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바로 당나라 승려 남천보원(南泉普願, 748~834)이 칼로 새끼고양이를 벤 이야기다.


하남성 출신으로 왕 씨 가문 사람이던 보원은 10살 때 출가해 30살에 숭산의 회선사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배웠다. 그러다 돌연 마조도일 대사 밑에 들어가 그의 법을 이어받은 뒤 안휘성 남천산에 보원사를 세우고 후학을 길렀다. 이 이야기는 그 보원사에서 벌어졌다.


어느 날, 동당과 서당의 수행승들이 귀여운 새끼고양이 한 마리를 두고 서로 다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원은 다가가 새끼고양이를 내놓으라고 한 뒤, 계도(승려가 갖고 다니는 작은 칼)을 새끼고양이 목에 대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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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냐? 말해 보거라! 왜 고양이를 두고 싸우느냔 말이다. 만약 이치에 맞게 이유를 말하면 고양이를 살려주겠다. 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 고양이를 베어 버리겠다.”


이에 양당의 수행승들은 어떻게 답하면 좋을지 몰라 하며 서로들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들은 출가한 사람이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보원은  계도를 들어 가차 없이 새끼고양이를 베어 죽였다. 


그날 밤에 외출한 수제자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이 돌아오자, 보원은 낮에 벌어진 일을 들려주었다. 그러자 종심이 갑자기 짚신을 벗어 머리에 얹더니 아무 말 없이 사찰을 떠나 버렸다. 보원은 수제자의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탄하며 말했다.


“만약 그때 종심이 있었으면 그 새끼고양이는 죽지 않았을 텐데…….”


종심은 왜 짚신을 머리에 얹고 사찰을 떠났을까? 만약 그 자리에서 이치에 맞게 말하면 스승의 처사가 헛되지 않았음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위태로워진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후 보원이 고양이를 베고 종심이 신을 머리에 얹었다는 뜻의 ‘남천참묘 조주정리(南泉斬猫 趙州頂履)’라는 말이 널리 퍼졌다. 물론 조주가 왜 짚신을 머리에 이었는지는 사람마다 시대마다 다른 해석이 나오는 듯하다. 하지만 그 새끼고양이의 희생으로 인해 당시 사람들은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그 일화는 불교의 수행 문답으로써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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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63 붕장군 2017.10.25 15:20  
무셔라....;;; 종심은 잘 도망친것 같군요.. ㅠㅠㅠ;;;;;
M 블랙캣 2017.10.25 16:37  
애꿎은 고양이는 왜 죽여. 이 땡중아.
52 꽁지마요제리… 2017.10.25 23:39  
땡중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