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와 오래오래 살어리랏다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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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냥이와 오래오래 살어리랏다



우리 민속에서 개는 평안한 삶을 상징한다고 한다. 때문에 옛 그림에 개가 등장하면 화가가 그런 생각을 담았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그렇다면 개와 앙숙으로 알려진 고양이는 우리 민속에서 무엇으로 상징될까? 바로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즉 장수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중국 문화의 영향이 적지 않는 듯하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뜻하는 한자 묘(猫)는 중국어 발음이 ‘마오’로 일흔 노인을 뜻하는 한자 모(耄)와 발음이 같다. 또 나비를 뜻하는 한자 접(蝶)은 여든 노인을 뜻하는 한자 질(耋)과 중국어 발음이 ‘디에’로 같다는 것이다. 


고양이 그림이 모질도(耄耋圖)라 불리며 장수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알려진 이유도 그래서였다. 모질도는 노인이 오래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그림으로 널리 쓰였다고 한다. 우리 옛 그림 중에는 김홍도가 그린 <나비를 희롱하는 고양이>가 대표적이다.


이런 고양이 그림의 특징이라면 고양이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나비나 참새 등의 동물이나 국화나 패랭이꽃 등의 식물 등을 꼭 함께 그려 넣는다. 또 그렇게 함께 그린 동식물 등은 각각 지닌 좋은 의미를 고양이 그림에 더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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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김홍도의 <나비를 희롱하는 고양이> 



그러면 이런 상징성처럼 고양이는 오래 사는 걸까? 


알다시피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전후다. 거기에 5년 정도를 더 살면 장수한다고 말하곤 한다. 이는 개에 비해 조금 더 사는 수준이다. 물론 요즘 애완 고양이들의 식생활이 개선되어 평균수명이 늘었다는 보고도 있긴 하다.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면, 역사상 가장 오래 산 고양이는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 시에 살았던 크림 퍼프(Creme Puff)로 나온다. 이 암고양이는 1967년부터 2005년까지 38살까지 살았다. 38살이면 사람 나이로 170살에 해당되는 기간이라고 하니, 다른 고양이의 곱절은 산 셈이 된다. 


그 밖에 미국의 그랜파 렉스 앨런은 34살, 호주의 플러피는 33살, 캐나다의 비비는 30살로 오래 산 고양이 부문에 이름을 차례로 남겼다. 하지만 역시 사람의 평균 수명에 비하면 고양이의 생은 짧아 보인다. 


어쩌면 장수의 상징이 된 것은 고양이의 질긴 생명력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느 동물보다 날렵한 행동력, 높은 곳에서도 중심을 잘 잡는 균형감 등 언제 죽을지 모를 야생에서 수명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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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52 꽁지마요제리… 02.27 11:29  
저는냥이나오는그림볼때 참개구진느낌(?)이던데~뭔가발랄하고 즐겁고재미있는..
현실은그렇지못하다는걸알아서  이제는좀쓸쓸하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