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닮아 구경거리가 된 여자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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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고양이를 닮아 구경거리가 된 여자


인간들의 무지함 때문에 생기는 비극적인 일은 세상에 허다하다. 특히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근거 없이 벌어지는 사건들은 지금 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일본의 ‘네코무스메(猫娘)’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다. 


고양이 아가씨란 의미의 네코무스메는 고양이의 외모나 생태, 몸짓 등의 특징을 가진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일본의 요괴 만화 <게게게의 기타로>의 주요 캐릭터인 고양이 소녀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만화에만 나올 법한 네코무스메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1800년에 출간된 <그림책 사요시구레(絵本小夜時雨)>의 다섯 번째 권에 ‘아슈의 기이한 여자’란 이야기가 있다. 내용을 보면, 어느 부잣집 남자를 핥는 여자가 있었는데, 혀가 고양이처럼 까칠까칠한 탓에 네코무스메로 불렸다고 한다.


에도 시대에 출간된 <안세기 잡기(安政雑記)>(1862)에도 나온다. 1850년 우지고메 요코테라 마을에 마쓰라는 지적장애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버려진 생선 대가리나 내장을 먹거나 담 위나 마루 밑을 재빨리 다니거나 쥐를 잡아 게걸스레 먹는 기이한 버릇이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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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게게의 기타로>의 고양이 소녀 동상


 

당시 사람들 사이에선 마쓰가 전생의 인과응보 때문에 현생에서 고양이의 삶을 살게 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마쓰의 어머니는 의원, 무당 등에게 치료를 맡겼지만 전혀 낫지 않았다. 된통 혼을 내도 소용이 없었다. 나중엔 머리털을 깎은 뒤 여승 밑으로 보냈지만 기이한 버릇은 멈추지 않았기에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주위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을 때면 고양이처럼 날쌔게 도망쳤기에 손찌검 같은 짓은 엄두도 내지 못했단다. 반면 어른들은 양식을 축내는 쥐를 잡아줬기에 마쓰를 아주 좋아했다. 남몰래 돈을 주며 자기 집의 쥐를 잡아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조차 있었다고 한다. 


1769년에는 에도의 아사쿠사에서 고양이 인상을 가진 여자가 네코무스메로 불리며 공연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1751년부터 20여 년간 에도, 교토, 오사카에선 장애자를 구경거리로 삼는 쇼가 성행했는데, 이 여자도 그런 돈벌이에 내몰린 것이다. 


1936년 그림 연극의 창시했던 우라타 시게오는 네코무스메를 소재로 공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도마뱀 아가씨, 뱀 아가씨 등 유사한 공연도 생겼지만 비교육적이란 비판이 이어져 1937년 경찰에게 검열을 받게 되었다. 


오늘날 네코무스메는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캐릭터로 등장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그 이름 속에는 인간의 무지함 때문에 생긴 애달픈 역사가 깊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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