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신, 일본의 비단 산업을 지키다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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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고양이 신(神), 일본의 비단 산업을 지키다 


아주 옛날, 한반도의 사람들이 일본에 건너가 비단을 생산하는 양잠 기술을 전했다. 이후 누에고치에서 비단실을 뽑아내는 일은 일본 초기 국가의 문화가 형성되는 데 큰 몫을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 양잠의 발달에 고양이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옛 일본에서 양잠은 가난한 농촌의 중요한 일거리였다. 곤충인 누에를 ‘누에님’으로 존대할 정도였으니 누에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누에에겐 천적이 있었다. 다름 아닌 쥐였다. 누에를 먹어치우는 쥐는 양잠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쥐들을 퇴치하기 위해 양잠소에 거의 고양이를 두고 길렀다. 


일명 복고양이로 알려진 마네키네코도 원래는 쥐들이 양잠소에 오지 못하게 세워둔 고양이상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만큼 양잠을 하는데 고양이는 큰 역할을 했다.


‘누에들 속에서 쥐를 내쫓아라, 범 닮은 얼룩고양이를 들여라.’

이것은 일본에서 양잠이 가장 성행한 군마 현에서 누에에게 먹일 뽕잎을 딸 때 부르는 노동요다. 노랫말에서 알 수 있듯 고양이는 한 사람 몫을 충분히 해낸 귀한 노동력이었던 것이다.


‘양잠에서 쥐 피해를 막으려면 특히 고양이를 둘 것. 고양이 중에 질 좋은 놈은 가격이 다섯 냥으로, 말의 가격은 한 냥’이란 옛 기록도 있다. 고양이 값이 말의 5배에 이른다니, 고양이가 대체 얼마나 귀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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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로지마의 고양이 신사


 

에도 시대에 양잠이 발달한 지역은 고양이 신사나 고양이 석상이 분포된 곳과 겹친다. 그 중에서도 미야기 현의 섬 다시로지마는 누에를 지키는 고양이가 신으로 모셔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도 옛날에 양잠을 했는데 고양이가 쥐로부터 누에를 잘 지켜 주었다고 한다. 


이후 섬사람들의 마음에 고양이는 생계를 책임져 주는 고마운 존재로 자리한다. 그러다 에도 시대 후기 무렵, 우연한 사고로 고양이가 죽게 되자 고양이의 감사함을 기리는 뜻에서 신사를 세웠다. 미야기 현에 고양이 신사는 10여 개나 된다. 고양이 석상도 다른 지역보다 많은 51개나 있다. 


현재 다시로지마 안에는 많은 고양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그래서 ‘고양이의 섬’으로도 불린다. 이 섬엔 노인만 50여 명밖에 살지 않지만 여객선이 하루에 세 차례나 드나든다. 섬의 고양이들과 고양이 신사를 구경하러 오는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시로지마 사람들은 고양이 신의 은덕에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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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7 선이콩콩 10.10 15:01  
노동요가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