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쥐의 사라진 애묘 찾기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대머리 쥐의 사라진 애묘 찾기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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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대머리 쥐의 사라진 애묘 찾기


일본의 고전 문학 <마쿠라노소시>나 <겐지 이야기>을 보면 고양이를 색실과 명찰 등으로 장식하고 애지중지 키우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이렇듯 일본에선 우리와는 달리 오래전부터 고양이를 쥐를 잡는 목적보다 애완용으로 길렀다.


특히 전국 시대의 무장들은 고양이를 아주 좋아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1536-1598)다. 그와 고양이에 관한 일화에서는 당시 일본 애묘 문화의 정도를 엿볼 수 있다.


도요토미는 오사카 성에서 지낼 때 고양이를 길렀다. 어떤 종류였는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어쨌든 그는 그 고양이를 무척이나 아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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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593년 10월, 애묘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사건이 생겼다.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자, 도요토미는 지금의 법무장관 격인 아사노 나가마사에게 명을 내려 고양이를 찾아오라고 했다. 분명 공사 구분을 못하는 행동이었지만 신하된 입장에서 주군의 명을 거슬릴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아사노는 이곳저곳 열심히 돌아다녔다. 하지만 땅도 넓고 숲도 많은 오사카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쉽게 찾을 리 없었다. 난감해진 아사노는 한참 떨어진 교토 후시미 성의 친한 토건 담당자에게 이런 내용을 편지를 보냈다.


‘자네한테 검은 고양이 한 마리와 줄무늬 고양이 두 마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줄무늬 고양이 한 마리를 잠시 빌려줄 수 없겠나? 여기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행방불명된 고양이를 찾기만 하면 고양이는 바로 돌려주겠네.’


절절한 호소 덕분이었는지 어쨌든 그렇게 줄무늬 고양이를 빌려와 도요토미에게 바쳤다고 한다. 이에 유추하면 도요토미의 애묘는 줄무늬 고양이였던 것이 틀림없을 터……. 


그러나 도요토미가 자신의 애묘 대신 빌려온 줄무늬 고양이를 흡족해 했는지, 또 실종된 고양이를 찾았는지 찾지 못했는지에 대해선 안타깝게도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당시 줄무늬 고양이를 빌려올 때 쓴 차용 증서는 아사노 가문의 보물로서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도요토미가 고양이에 이토록 집착한 이유에 대해,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출병시키고 양아들과 불화를 겪는 등 당시 복잡한 심경 속에서 애묘가 큰 위안을 준 존재였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도요토미가 어른이 된 뒤로 주군인 오다 노부나가한테 ‘대머리 쥐’란 별명으로 불렸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별명이지만 쥐가 상극인 고양이를 좋아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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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1 선이콩콩 02.10 15:16  
도요토미는 인물이 별로였나봐요...
대머리 쥐... 생각만해도 못 생겼어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