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다케시의 남극 이야기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고양이 다케시의 남극 이야기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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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고양이 다케시의 남극 이야기


일본은 1945년 패전 후 자신감 회복을 위해 무모하리만큼 경제 재건에 전력했다. 하지만 패전국이란 딱지를 쉽게 떼지 못한 채 미국, 소련 등 전승국들이 중심이 된 국제 협력에 전혀 끼질 못했다. 전쟁을 일으킨 침략국임을 감안하면 당연했다.


그러다 당시 미지의 대륙이던 남극을 조사하려는 국제 위원회에 참가한 일본은 뭔가 자신들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며 1957년 첫 번째 관측대를 보내게 된다. 그 실제 이야기는 <남극 이야기>(1983), <남극 대륙>(2011) 등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일본 국민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여느 극지방 탐험이 그랬듯, 일본의 이 관측대도 썰매를 끌 사할린 개들을 데리고 갔다. 다로와 지로라는 개들은 이미 유명세를 탄 지 오래다. 하지만 함께 간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삼색 얼룩무늬인 이 수컷 고양이는 처음 동물 애호 단체로부터 행운을 바라는 의미로 선물 받았다고 한다. 수컷 삼색 고양이는 태어날 확률도 낮고 아주 특이했기에, 일본에선 오래 전부터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마스코트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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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관측선 내 사람들에게 공모를 했는데, 적당한 것이 나오지 않아 관측대 대장의 이름에서 따와 다케시로 부르게 된다. 그래서인지 대원들은 대장에게 화가 나면 고양이 다케시에게 욕도 하고 머리도 쓸어내리는 등 즐겁게 항해를 했단다.


남극에 도착했을 때 관측대는 항해의 마스코트였던 다케시를 데리고 기지에 남았다. 그런데 돌아간 관측선은 얼음에 갇혀 결국 소련의 구조를 받는 신세가 되었다. 다케시가 함께 하지 않아서였을까?


처음 남극 기지에 왔던 동물은 사할린 개 19마리, 카나리아 새 2마리, 그리고 고양이 다케시였다. 개들은 썰매를 끄는 역할, 카나리아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다케시는 아무런 역할이 없었다. 하지만 고양이 특유의 애교로 추위에 떨고 힘든 탐사 일에 지친 대원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따뜻한 곳을 찾으려 했는지 다케시가 통신기 안에 들어갔다가 고압선에 감전되는 사고를 당한다. 털의 탄내가 날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대원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고 결국 건강을 되찾았다.

 

1년 뒤 두 번째 관측대가 오자, 개들은 그냥 뒀지만 다케시만은 대원들이 데리고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무사 귀환을 비는 마음이었을 테고 그 바람대로 모두 안전하게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 밤, 다케시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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