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부인의 반려묘 때문에 위대한 고양이 화가가 되다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죽은 부인의 반려묘 때문에 위대한 고양이 화가가 되다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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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죽은 부인의 반려묘 때문에 위대한 고양이 화가가 되다


최근 애묘 인구가 많아지면서 세계적으로 고양이를 테마로 그림 그리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각자 그리게 된 사연도 다르고 추구하는 화풍도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100여 년 전 그 원조라 할 만한 사람이 영국에 있었다. 바로 루이스 웨인(Louis Wain, 1860-1939)이다. 루이스의 고양이 그림은 그 선진성과 상업성 이상으로 창작의 동기가 절절하다.


영국인 직물 상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6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루이스는 20살 때 아버지가 갑작스레 죽어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게 된다. 이에 돈을 벌기 위해 교직을 그만 두고 프리랜서 미술가로 활동하며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둔다.


이후 두 곳의 삽화 뉴스 잡지사에 들어가 영국의 시골 풍경과 가축을 그리면서 비로소 동물 그림의 세계에 눈을 뜬다. 개 초상화를 그리면서 생계를 꾸리고 싶어 했던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러다 여동생들을 가르치는 11살 연상의 에밀리 리처드슨이란 가정교사와 결혼을 했는데, 안타깝게 3년 만에 부인이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부인의 투병기간 동안 루이스는 자신의 영원한 작품 소재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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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빗속에서 길고양이 새끼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와 피터라 이름 짓고 키우게 된 것이다. 부인은 투병 기간 동안 그 피터에게서 많은 위로를 받게 된다. 이에 루이스는 피터의 모습을 자주 스케치했고, 부인은 그 그림들을 책으로 출판하라고 권유했다. 부인은 그 책이 나오기 전에 세상을 떴지만, 이를 계기로 루이스는 고양이 화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1886<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에 성탄절 특집으로 게재한 새끼 고양이들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명성과 인기를 가져다주었다. 이후 루이스는 고양이를 유머러스하게 의인화해 그리기 시작했다.

 

사람처럼 옷 입고 두 다리로 서서 악기 연주, 카드놀이, 낚시에 담배까지 피우는 캐릭터형 고양이가 탄생한 것이다. 이는 빅토리아 시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하장, 엽서 등 각종 인쇄물에 사용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로 유명한 풍자만화가 존 테니얼도 그 영향을 받았을 정도다.

 

말년에 그는 조현병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그 와중에도 멈추지 않고 고양이를 그렸다. 훨씬 추상적이고 더 화려한 색감의 멋진 고양이 그림들을 남겼다.

 

고양이 등의 동물 자선 단체들에 열심히 활동하기도 했던 루이스는 훗날 죽은 부인의 반려묘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피터는 내 경력의 시작이고, 내 첫 노력의 발전이며, 내 창작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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