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아래 첫 동네

다리아래 첫 동네

M 후리지아 1 160 3
통복천 다리아래 고양이 마을이 생겼다. 다리아래 숨어 살던 아득한 수난기, 입주민의 내력이 서럽다. 야윈 겨울가지에 잎이 돋고 꽃이 피어 통통 살찐 조팝나무 사이로 숨바꼭질 하는 어린 고양이, 달밤에 흐르는 물소리 듣는 쫑긋한 작은 귀 밤이되어서야 평온한 잠을 이룬다.

밥을 주는 사람들은 팽개쳐지고 없어져도 말없이 새 밥그릇에 소복히 밥을 담아준다. 계절이 수 없이 지났다. 수 많은 고양이들이 작은별이 되어 빛나고 있다. 산책을 하면서 새로운 친구들이 머물다 간다. 사람이 만들어 준 박스집이 늘어나면서 마을을 이루었다. 밥도 사이좋게 나눠 먹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며 마을의 평온을 기도한다.

금계국이 지고 비올라가 낮게 피었다. 유월은 꽃과 꽃 사이에 오묘한 질서와 순응을 둔다. 늦은 시간에도 통복천은 걷는 사람이 많다. 곳곳에 사람과 손을 잡는 성격 좋은 고양이와 살짝 거리를 두면서도 멀지 않는 이웃 주민이 된 고양이, 들고 나간 간식을 주며 친하기 시도 끝에 꼬리 만지기 성공이다.

하루살이도 여름밤을 열심히 살고 있다.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존귀한 일이다. 다리 아래 유유히 밖을 내다보며 밤바람과 풀냄새 즐기는 고양이 마을 하얀 울타리가 환하다. 고양이에게 준 사람의 아름다운 선물을 보며 함께 행복해진다.

1 Comments
M 나루코 06.27 16:10  
정말 마을이 되었네요. 평온함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