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타워圖 / 파아란 책장에 고양이 세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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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타워圖>
4230cm 한지에 진채 (석채)
 mineral pigment on korean paper, 2015
 2015.이은규

 

조선시대의 책가도는 학문을 독려하고 합격을 기원하던 그림이었고,

고양이는 다른 동식물과 함께 등장하며 장수와 부를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행운과 행복을 기원하는 그림속의 고양이들은 이제는 이런저런 사고를 치며

책가도를 cat tower로 만들며 다른 의미로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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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화로 그리는 고양이 작가 이온 입니다.

오늘 냥덕작가방에 올리는 첫 작품으로, 지난 인사글에 살짝 보여드렸던 그림의 원화이자 저의 대표작을 가져와 보았어요.

이 그림은 저의 세마리 고양이를 옜 그림의 책가도와 고양이를 변형해 그려보았습니다.

사실 지금은 집에 캣타워도 없고, 저희집 냥님들은 워낙 얌전해서 사고도 거의 안치지만,

책가(책장)이 집사 집에선 캣타워가 되는 우스운 설정과,

그걸 통해 제가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어 그려본 그림이에요.​

고양이들이 치는 사고와, 고양이를 돌봐야 하는 일이 삶과 분리되어 내게 일과와 짐이 되는것이 아니라

책과 일거리들에 뒤섞인 고양이와 나의 간식들과 장난감, 그리고 고양이들이 내겐 삶이고 행복이다.. 랄까요. ㅎㅎ

 

이 그림의 원작은 네가지 입니다. 책가도와, 고양이 그림 세점.

여기에서 인용된 고양이 그림은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오늘은 책가도와 그 재료에 대해 이야기 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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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가도

책가도란 조선시대 중기에 정조대왕이 처음 고안한 그림으로, 서가에 책이 꽂혀있는걸 그린 그림을 말해요.

처음엔 학문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졌지만 시대가 흐름에 따라서 중국의 다보각경 그림(장식장을 그린것)을 차용하며 여러 사치품들을 그림에 그려넣어 자랑하기 위한 목적도 생겼고, 민간으로 전해지며 길상, 기복적 의미가 더해져 합격을 기원하거나 아들(문인)의 출산, 장원급제 등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변화 해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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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도(冊架圖) 10폭 병풍 / 비단에 채색 / 149.5×450cm / 19세기​

그중에서도 이 그림은 19세기로 좀 늦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기복적 성격은 많이 띄지 않고 원래의 학문을 독려하기 위해 서재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서도 각종 귀한 물건들을 과하지 않게 그려넣어 장식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은 명작입니다.  따라서 그 기품이나 격으로 보아 궁중 내의 화원화가에 의해 그려진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궁궐에서 사용되던 것은 좀 더 화려하지 않은 단정함과 위엄을 지니므로 사대부 계층의 집안에 장식되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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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그림에서 일부분 몇칸을 차용한 것입니다. 소품도 몇가지 변형했구요~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변형했는지 찾아보세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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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채와 석채​

헌데 한국화를 잘 모르는 분들은 위의 '비단에 채색' 이라던가 '한지에 전통진채'라는 말의 뜻이 궁금하실 거에요.​

비단이나 한지는 아시다 시피 바탕재료를 말하고, 채색이나 진채는 기법과 재료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보통 '채색'이라고 하면 수용성 물감과 광물성 물감을 사용한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진채'라고 하면 그 중에서도 광물성 물감을 주로 사용하여 진하고 선명하며

섬세하게 채색하는 기법을 주로 써서 그리는 한국 전통 회화 기법과 장르를 이야기 합니다. ​

우리가 사용하는 튜브물감은, 물감의 원재료가 되는 안료와 염료(​흙, 돌, 풀, 곤충 등등 에서 채취한)를

물에 희석될 수 있도록 '미디엄'이라고 하는 중간제재(일종의 접착제)를 사용하여 개어놓은 것이에요.

그래서 현재의 튜브물감엔 물감의 종류에 따라 방부제와 고무액 본드 아교액 등등 여러가지가 다양하게 들어가 있죠.​

그렇게 만들어진 튜브물감은 빛의 흡수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원리 그대로, 물감을 섞거나 겹치면 검정색에 가까워 지는데 이는 그림을 어둡고 답답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덧칠 위주의 서양회화 에서는 문제되지 않지만,

암을 표현하지 않고 맑게 그리는걸 중시하는 한국회화 (한중일 회화)에서는 맞질 않아요. ​

그래서, 동양에서는 그림의 특색에 맞게 다르게 물감이 발달하게 되는데, 

식물이나 곤충 등에서 채취한 염료(유기안료)는 서양과 비슷하게 미디엄과 섞어 반죽하여 먹과 비슷한 고체물감으로 만들어 썼지만, 흙과 돌(보석류)이 원재료가 되는 물감은 그 원재료를 그대로 사용했어요. 쉽게 이야기 하면, 흙이나 돌을 곱게 가루만 내어서 그림을 그리기 직전에 미디엄과 잘 섞어서 그림에 바르게 되는거죠. 

그중에서도 돌을 갈아 놓은 것을 '석채'라고 합니다.

대부분 보석류인 석채는, 돌가루를 직접 갈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고 나면 그 특유의 광채를 다시 발산하게 되죠.

물감을 서로 섞거나 겹쳐 칠해 놓아도 아주 고은 돌가루 이기 떄문에, 빛이 난반사되어 더 아름다운 빛깔로 빛나게 되죠.   

시각적으로 빛의 삼원색이 겹쳐질수록 백색에 가까워 지듯, 색감이 더 밝게 빛나는듯 선명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배경의 파란색을 띄는 물감이 '석채'라고 하는 천연안료 인데, 보석류에 해당되는 아즐라이트 라는 광석을 갈아 만든 것입니다. 말 그대로 보석을 갈아서 만든 보석가루이기 때문에, 실물로 보면 인쇄물이나 사진으로 보는것과 달리 빛이 반사되는 각도에 따라 너무나 아름답게 반짝이게 됩니다.

 

이 그림에 쓰인 석채는 여러가지 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쓰인것이 바로

배경에 칠해져 있는 파란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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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erms.naver.com/entry.nhn?cid=42675&categoryId=42675&docId=2098008 / 네이버 설명

 
마운틴 블루, 남동석
<남동석(藍銅石, Azurite)은 주요 구리광석의 하나이다. 남동석의 깊은 청색은 형언하기 어려운 자태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뽐낸다. 돌의 이름 azurite는 아랍어의 ‘청색’을 의미하는 azure에서 기원되었다.>

 

이 돌이 바로 그것인데요, '석청' 이라고 부릅니다.

이 돌을 갈아서 불순물을 걸러내고, 다시 곱게 빻아서 만드는데, 곱게 갈면 갈수록 밝은 하늘색이 됩니다.

헌데 그림에서 쓰인것은 원석과 거의 같은 색깔이죠. 선명하고 짙은 색을 갖도록 불순물만 제거하고 가장 크게 갈아서 만드는 첫번째 색깔이 바로 저 색상입니다. 물감이라고 하지만 돌가루이기 때문에, 문방구에서 파는 모래가루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큰 입자로 갈아놓은 보석가루를 발라놓은 그림이다 보니, 그림의 실물을 옆에서 들여다 보면

보석가루를 뿌려놓은 질감과, 빛이 부셔 반사된 눈부신 파란 빛깔이 정말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짙은 갈색이 깊게 어두워 지는 책장이 시선을 빨아 들이고, 아기자기한 소품 뒤로

파란 물감이 광채처럼 빛이 나서 보면 볼수록 입체감이 느껴지고 매력적인 그림.

그래서 그 안에 그려넣은 고양이들이 더욱 튀어나올듯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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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첫 글을 마치겠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이야기를 장황하게 써내려 간 것은 아닌지 걱정되네요. ^^

하지만 제가 하고 있는 한국화와 그 재료를 알려드리는건 꼭 필요할 일이라 어렵더라도 한번 끄적여 보았어요.

부디, 이 글이 한국화로 더 어렵게 느끼게 하는것이 아니라 더 신비롭고 재미있게 느끼게 해 드릴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래야 그 안에 아주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뛰노는 고양이들. 나아가 강아지 꽃과 나비들도 더 재미있게 소개 해 드릴 수 있을텐데요..ㅎㅎ

 

규칙적으로 올리지 않으면 헤이해질것 같아서, 글은 주 1회 이상 올리려고 합니다.

월요일을 고정으로, 수요일이나 금요일에 추가로..ㅎㅎㅎㅎ

저는 작업기간이 길어서 제 작품을 많이 보여드리려면 감질나게 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 자주 한번에 많이 올리긴 힘들어요 >ㅂ<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그림은,, 위에 나온 조선시대의 세마리 고양이의 사연을 알려드릴께요. ^^

 

 

 

http://blog.naver.com/ee_on/220622945556 - 이 그림의 제작 과정을 소개한 글입니다.

이 그림은 다음달 월간민화 잡지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지면으로 보고싶으신 분은 담달에 서점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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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ee on (이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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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rgram: https://www.instagram.com/ee.eun_gyu/

blog: http://blog.naver.com/ee_on/

 

한국화 화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블로그는 화실 수강생 작품들도 올라와 있어요.

제 작품을 보고 싶으신 분은 작업 카테고리를 확인해 주세요 ~>ㅂ<

<한국화, 민화 배우시고 싶으신 분은 블로그나 카카오톡 nabigulm 으로 상담해 드립니다~>

 

 

 

 

 

 

 

 


 

19 Comments
M 블랙캣 2016.04.21 00:53  
멋진 그림에 상세한 설명까지... 최고십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앞으로도 이런 설명 부탁드려요.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4 eeon 2016.04.21 01:01  
재밌게 읽어주셔서 다행이네요!! 쉽고 재밌게 쓰는 글재주가 없어서 걱정이에요 ㅎㅎㅎㅎ
M 블랙캣 2016.04.21 01:09  
에이 겸손의 말씀을 그림 솜씨만큼이나 글도 잘 쓰세요. 글과 그림 동시에 잘 감상했습니다.
눈이 호강했네요.
49 노랑X럭키 2016.04.21 00:55  
너무 멋져요!!!! 그림에 얽힌 사연도 좋고, 어렵다해도 한국화나 동양화는 사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전문적인 지식도 좋았어요. 벌써 작가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4 eeon 2016.04.21 01:02  
감사합니다. ㅎㅎㅎ 네 저도 그래서 어렵더라도 약간은 전문적인 것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서양미술은 작가이름까지 잘 아는데, 한국미술은 재료를 뭘 쓰는지 장르는 뭐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이상한 교육을 받았잖아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즐겁게 해 볼께요~~!!!
3 정현희 2016.04.21 01:12  
작가님 좋은 작품 감사드립니다 ㅎㅎ 페이스북 친구신청드렸어요^^ 앞으로도 기대 됩니다
M 블랙캣 2016.04.21 01:26  
고수끼리 친구 하셔야죠.
4 eeon 2016.04.21 01:37  
아핫 고럼 냉콤 가서 수락할께요!!! 감사합니다 >ㅂ<
3 쿠크다스 2016.04.21 01:22  
어머 처음엔 일상이 어떻게 이런 느낌으로 그려지나 하고 한번 놀라고 원작을 보고 한번 더 놀라고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셔서 또 놀라고 가요ㅎㅎㅎㅎ!!!!!!
4 eeon 2016.04.21 01:37  
헤헷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당~~~
3 쿠크다스 2016.04.21 03:39  
헿ㅎㅎㅎ 저는 작가님 지금 요기 프로필도 완전 마음에
들어용 호랑이님 그림은 많이봤는데 뭔가 그런 느낌의 냥님 그림...? 제가 예술에 무지해서ㅠㅠㅠ 표현을 못해 답답하네요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색감이 이렇게 봐도 참 쨍하니 눈이 계속 갔는데 돌가루라니 너무너무 신기해요 앞으로도 많은 작품 보여주시구 정보도 많이주세용❤️
4 eeon 2016.04.25 09:43  
저 그림도 곧곧 소개해 드릴께요 !!! 저도 이런 그림들을 소개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 감사합니다~~
10 SreneK 2016.04.21 02:06  
책장도 고양이도 엄청 멋져요! 저는 특히 저 코발트블루(?) 색이 눈을 사로잡았는데 물감이 아니라 청금석이라니! 신기하네요.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설명을 읽으니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졌어요.
4 eeon 2016.04.25 09:55  
감사합니다~^^ 청금석은 아니궁 남동석 이에요. ^^ 청금석은 라피스라줄리 라는 이름으로 울트라마린의 원석이구요, 남동석은 영어명 아주라이트로 마운틴블루와 같아요. 코발트 블루는 코발트 원석에서 나오고, 현재는 화학 합성으로 제조되고 있구요. 세가지의 파란색 인데 모니터나 인쇄상에선 다 비슷해 보여서 ㅜㅜ 그래서 원화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 ^^ 이 그림은 이미 판매가 되어 또 전시될 수 있을진 모르겠는데 다른 그림에서 꼭 다시 아름다운 석청 색을 만나게 해드릴께요!!
M 나루코 2016.04.21 07:42  
냥이들의 호기심, 편안함, 장난끼 등을 다 보여주시는 듯 합니다.
4 eeon 2016.04.25 09:56  
와우 그렇네요!! ^^ 감사합니다~~
81 다희 2016.04.26 00:54  
그렇죠 !!냥이들은 내 삶이자 행복이죠
그림 너무 멋져요!!한국화여서 더 새롭기도 하고 진짜 입체감 있고 생동감있게 느껴져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네요 ㅎㅎ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서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볼 그림들이 너무 궁굼하고 기대되네요!!
85 단오랑광복이 2016.04.26 09:59  
앞으로 기대되는그림솜씨라할까요?다른그림들보면 뭔가 아 그냥 그림이구나 이느낌인데 이그람은 저한테좀더친숙하게다가왓어요 화가님의그림이 기대됩니다!!화이팅!!!!!
54 설탕장미 2017.03.15 01:51  
와.. 병풍으로 제작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