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묘도계 / 황당하고 귀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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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묘도계(野猫盜雞)>

2722cm, 한지에 수간안료

organic pigment on korean paper, 2015

2015.이은규
 

 

 나는 김득신의 < 야묘도추 > 를 보았을 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그림 속 두 사람처첨 혼을 내면서도 어이 없이 웃게 되기 때문이다.
녀석들이 병아리 대신 치킨을 물고 달아나고 있고, 나는 곰방대 대신 파리채를 든 것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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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 김득신(1754~1822)<야묘도추(野猫盜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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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스케치] 원작을 바탕으로 최대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화실과 저의 모을 담았습니다.

기와집을 화실로, 뒷뜰의 나무를 화실벽의 그림으로 바꾸었지만, 탕건을 치킨박스로 바꾸면서 가장 짜릿했어요. ㅎㅎㅎㅎㅎㅎ

중간과정 건너띄고, 바로 완성입니다. 화판에 배접된 상태이고 잘라내어 족자로 장황을 해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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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된 그림은 족자를 해서 좋은 분께 다른 그림과 셋트로 나란히 입양되었습니다. ^^
귀여운 그림이라서 어떤 장황을 해야 그림이 유치하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으면서 그 밝은 느낌에 어울릴지 많이 고민했는데, 따뜻한 색상이 족자에 앉혀놓으니 점잖고 사랑스럽게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서 무척 기뻤어요. 전시때에도 관객분들이 족자라는건 촌스럽고 무거운 느낌만 생각했는데 무척 따뜻하고 경쾌한 느낌이라 새롭다고들 많이 말씀해 주셔서 얼마나 보람있었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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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조선시대 그림 중 고양이가 그려진 것들을 많이 찾아 보았는데, 역시나 유명한 작품중의 하나인 이 그림이 저도 많이 좋았어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양이의 매끈한 배랑, 병아리를 문 볼따구와,,,,!!!!!!!!!!!!!  귀여운 발!!!!!!!!!!!!!!!!!!!! 오동통 다리가!!!!!!!!!!!!!!!!
고양이 집사의 덕심을 마구마구 흔들었답니다. ㅎㅎㅎㅎㅎ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끈 것은 인물의 오묘한 표정이었어요.
뒤의 아주머니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어정쩡한 포즈로, 피식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이 분명 화나기 보다 황당하고 귀여워 하는듯이 보였습니다. 앞의 영감님도 화난듯 보이지만 익살스럽고 고양이 마저 귀엽고 개구진 것이, 그린 작자 역시 그리면서 무척 재미있어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희집 냐옹이들은 치킨을 보는 앞에서 물고 도망가진 않아요. 혼나거든요. ㅎㅎㅎ
(물론... 없을때 하나 물고가다 떨군것이 거식 바닥에 뒹군다던가.. 할 떄는 있어요^^)
이런 저런 장난을 쳐놓을 때마다 혼을 내긴 내야 해서 무서운 척 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애교를 부리면 화를 풀게 되는지 조차 아는지 재롱을 떠는 바람에 웃어버리던 일들이 생각나는 그림이었어요.

고양이는, 예나 지금이나 참 사랑받던 동물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그림들을 살펴보면서 알게 된 것이, 우리나라에서 고양이는 왕이나 왕족부터 일반 서민들 까지 종종 아껴 키웠고 마을에서도 흔히 돌아다녀서, 이따끔 저런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쥐를 잡아 전염병을 예방하고 곡식을 지키는 등 사랑스럽고 친숙한 동물이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고양이를 무섭거나 불쾌하게 여기게 된게 일제시대 때 잘못 전해진 일본과 유럽의 문화라고 해요. 일본에선 고양이 신이 있을만큼 신비한 동물로 신성시 했고 유럽에선 고양이를 우아하고 경외스러운 특별하고 아름다운 동물로 여겨 페르시안 고양이와 같은 종을 일부 귀족들이 애완동물로 키웠지만, 저승과 소통하고 마녀가 키우는 음산한 동물로 여겨지기도 했던 것이 잘못 전해진 것이죠.
 우리에겐 친숙한 동물이었기 때문에, 신성시 되던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불행의 상징으로 여기던 것만 남게 된 것이라고 해요. 고양이를 그린 그림이 아주 많이 남아 있을 만큼 친숙했던 동물인데 안좋은 인식이 마치 오래된 우리의 전통적 인식인것 처럼 알려져 있었던 것이죠.

어제는, 우리 장례와 제례문화가 조선시대 때부터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아주 높은 문화적 수준으로 발달했었는데 일제시대때 정치, 계획적으로 꽃장식부터 상차림까지 모두 말살시키고 일본식으로 바꾸어 놓은것이 해방 이후에도 검증 없이 정부에 의해 권장되어져 마치 그것이 우리 전통의 문화인 것 처럼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글을 읽었어요.
일제시대의 흔적이 우리 생활 깊숙이 생각지도 못한 곳곳에 이렇게나 많이 남아있고, 고양이나 동물들에 대한 사소한 인식 하나까지도 일제에 의해 바뀜 당하고 길들여졌던 것이란 사실은 소름끼치는 일이죠. 사소한 생각들이 모여 성향을 만들고 사상을 만들어서 한 집단과 사회의 방향성과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인데, 우리는 얼마나 사소하고 깊숙한 생각 저 밑바닥 까지 아직도 그런 것들에게 길들여져 있는 걸까요?
어떤것이 전통이고 관례이며 옳은것인지 따르는것 보다 그 주체가 되는 우리 자신과 같이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모든 당사자들이 행복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전혀 새로운 관습이어도 괜찬지 않을까 생각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뭐 결론은. (이제는 많이 바뀌었지만) 고양이 많이 예뻐 해 주세여~ 해치지 않아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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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mments
16 반려동물사진… 2016.05.18 20:21  
정말 대단한 작품 감사합니다. 그런데 글의 중간 밑의 사진들은 액박이네요. 제 컴터가 이상한건지...
4 eeon 2016.05.19 22:27  

고쳤어요!!감사합니다!! ^^
M 블랙캣 2016.05.18 21:01  
네이버놈들은 옹졸해서 링크 걸면 사진이 엑박 뜹니다.
4 eeon 2016.05.18 22:14  
감사합니당  수정했어요~~~
M 나루코 2016.05.19 07:42  
재미도 있고, 친근감도 들고, 더군다나 역사까지 배우는 느낌!
4 eeon 2016.05.19 11:46  
ㅎㅎㅎ감사합니다~^^
M 블랙캣 2016.05.19 11:13  
그림이 참 유쾌하네요. 설명은 화룡점정이구요.
4 eeon 2016.05.19 11:47  
냥+치킨 이라서!!!^^ㅋㅋ
18 눈누nunn… 2016.05.19 16:32  
ㅎㅎㅎ 설명도 좋고 그림도 좋구요 ㅎㅎㅎ 설명덕에 그림이 더 좋아보입니다♥
4 eeon 2016.05.19 22:27  
49 노랑X럭키 2016.05.19 17:34  
민화를 보거나 전래동화를 봐도 사랑받는 동물이고, 영득하여 주인에게 이쁨받는 존재로 많이 나옴니다.
요즘엔 왜 이렇게 되었는지 맘이 아프지만, 우리가 더 노력할 부분이지요.
그건 그거고 이온님 그림은 정말이지 어느것이 민화인지????? 어쩜 재치넘치는 그림입니다.족자에 해넣으니 더 근사하게 보입니다.
4 eeon 2016.05.19 22:28  
사랑만 받아도 모자란데!! 그쵸!!^^♡
10 SreneK 2016.05.22 15:59  
한국화에 치킨이 나오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현대의 모습과 전통적인 기법이 어우러져서 멋진 그림이 완성되었군요. 이온님, 최고입니다!
6 후리지아 2016.05.25 15:02  
치킨을 물고 달아나는 모습이 너무 앙증스럽고 귀여워요.
익살스런 풍자에 감탄 합니다.
54 설탕장미 2017.03.15 01:48  
앜ㅋㅋㅋㅋ 너무 익살스러운 그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