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만났다.

감성제곱 10 2388 6

오래전부터,

고양이에게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고양이에게 시선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은

이제 반년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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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세요, 처음 보는 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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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는 달리, 길고양이를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마음이 쓰였던 것은

오래전 고등학생 때 마주했던,

가슴 아픈 기억 때문이었다.


그 기억은 한참을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마포 FM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을 때,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떠올랐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다루기로...

아무튼, 그저 신경 쓰이는 것에서

관심으로 바뀐 것은, 작년 6월,

제주에 내려가자마자 만났던

냥이 가족들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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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살이를 하러 제주에 내려갔다.

예상과 달리 12월, 크리스마스 전날까지

7개월이 넘는 시간을 제주에서 보냈고,

그 시간 동안 많은 인연이 생겼지만,

처음에는 혼자였다

 아는 사람도, 함께 여행할 사람도 없었다.

그냥 혼자 걷고 싶어서 밖에 나왔던 날,

가까운 바다를 가야지 싶어서

이호테우로 갔던 날, 사람들 많은 해변 말고

더 들어가야지 싶어 안쪽의 포구로 갔던 날.

포구에 있는 방파제 주변을 뛰어다니는

길냥이들을 만났다. 길냥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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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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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안 보일거야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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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람들과의 만남에 익숙했는지,

경계는 하되 멀리 도망치지 않았다.

나도 처음 만남이라 급히 다가가지 않고,

그냥 주변에 털썩 주저앉았다.

멀찌감치 바라보며 말없이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10분, 20분쯤 흘렀을까,

녀석들이 내 주변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쉼을 취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제서야

가방이며 짐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쉼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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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내 새끼. 오늘도 씨~꺼멓고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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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난 좀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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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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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아아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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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제주에 내려갔던 터라,

대화할 사람이 마땅히 없었던 터라,

외로울 줄 알았는데,

그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

고맙기도 하고, 예쁘기도 해서,

그 뒤로는 틈만 나면 그들을 만나러

그곳에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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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품 하니까 나도오으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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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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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 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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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작디작은 새끼 냥이들

커가는 모습도 제법 흐뭇하게

지켜보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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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얼른. 가족 사진이라도 남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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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제주. 길고양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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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아직 길냥이에 대해서,

고양이에 대해서 1도 모르던 때였다.


길냥이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고,

물과 밥을 챙겨주기 시작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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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너굴양 02.05 17:53  
으으 보고 싶은 애기들!
감성제곱 02.05 18:02  
잘 있으려나.. 이 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있으려나.. 어디로 갔으려나..
뭉치 02.05 19:59  
짐 제주에 예정에 없던 두달살이하도있는
캣맘인데요
예쁜가족이네요
감성제곱 02.05 21:11  
제주는 그런 곳이죠..ㅎ 열흘 전에 잠시 제주 갔을 때는 그 자리에 없어서, 발동동, 걱정만 하다 왔어요..;;
블랙캣 02.05 20:28  
으어어 치명적인데요.
감성제곱 02.05 21:12  
그렇죠?ㅎ 지금은 작업실 앞 냥이들 챙기느라 바쁜데도, 저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네요~
나루코 02.05 22:23  
이제는 길냥이들에게 빠지셨군요! 제주 애기들 정말 예쁘네요.
감성제곱 02.06 10:50  
네~ 이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ㅎㅎ
강하루맘 02.06 11:19  
제주도 길냥이들 얘기  기대 되네요...정말 예쁜 냥이 가족들....
감성제곱 02.06 11:36  
그렇죠?ㅎ 그런데 서울에 비해 더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아서, 걱정 가득...